재개발 조합이 지역교회 몰아내나?
[앵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후 강제집행을 당해 예배가 중단된 교회들이 있습니다. 재개발 과정에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도 같은 사례가 포착돼 취재했습니다.
권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천 90세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경기도 성남의 ‘상대원2구역’입니다.
이 곳에 위치한 성안교회와 성광교회, 상대원침례교회 등 3개 교회는 최근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나섰습니다.
성안교회는 지난달 용역 300여명을 동원한 조합의 강제집행으로 50년 동안 지켜온 예배 처소를 잃었습니다.
재개발 과정에서 조합 측과 협상이 결렬되며 교회 입구가 봉쇄됐고 현재 천막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지역 재개발 진행 시 교회가 존치 의사를 밝히면 조합은 교회의 보유 토지만큼을 1대1 종교부지로 제공 합니다.
앞선 협상 과정에서 당초 교회측은 교회 본당과을 비롯해 선교센터와 교역자 사택이 있는 교육관을 등으로 사용하던 교육관 건물부지까지 총 327평의에 상응하는 종교용지를 요구했지만, 조합은 본당에 해당하는 174평만 종교용지로 인정했습니다.
사택 등 교육관은 종교용지로 포함시킬 수 없다는 겁니다.
조합측은 종교부지 174평도 주변시세 보다 비싼 2.5배를 책정했고, 교회가 비용을 더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교회측은 이에 반발하며 추가 협상을 시도했지만, 2022년 이후 조합장이 바뀌며 더 이상의 대화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4월 명도단행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한 조합 측은 한 차례 계고도 없이 성안교회에 대한 강제집행을 단행했습니다.
당일까지 새벽 예배를 인도하던 김재일 담임목사와 사택에 있던 가족들은 하루만에 교회에서 내쫓기게 됐고, 성도 중 일부는 용역들과의 대치 중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 김재일 목사 / 성안교회 : 정말 인권도 다 유린당하듯이 사택도 다 박살을 내고 아이들 학교 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무참하게 짓밟혔습니다. 이것은 정말 성전을 다 파괴한 성전 침탈이고 종교 탄압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근에 위치한 상대원침례교회.
기존 교회 부지보다 더 많은 130% 종교용지를 배정받았지만, 조합이 책정한 토지 가격이 문제였습니다.
성안교회와 마찬가지로 교회의 토지 감정가를 주변 보다 낮게 책정했으면서, 새 종교부 용지의 감정평가금액은 인근 종교부지보다 2.5배 높게 책정했습니다.
즉, 40년간 유지한 터전을 떠나 새 성전을 지어야 하지만, 교회가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며 이주하라는 겁니다.
[ 김찬성 장로 / 상대원침례교회 건축위원장 : 지금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지어진 교회들이 있어요. 우리와 똑같은 상황처럼 재개발해가지고 위례신도시가 (종교부지 평당) 1300만 원 정도 했고요. 근데 상대원이 훨씬 입지가 안 좋은데도 2500만 원 2600만 원 가까이 달라고 하는 거거든요. 이건 형평성도 너무 안 맞는 거예요. ]
협상에 응하지 않던 조합측은 지난달 상대원침례교회에 대한 1차 강제집행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강제집행 용역과 성도 간 대치 중 안전사고 위험으로 중단은 됐지만 됐고, 현재 교역자와 성도들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 철조망과 철판 등으로 방어하며 24시간을 버티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 신선진 목사 / 상대원침례교회 : 교인들 생활도 많이… 모든 일상이 다 깨졌어요. 장로님들도 퇴근하면, 남자 집사님들도 퇴근하면 교회로 오셔서 교회에서 주무시고… ]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이유로 재개발 관련법에 종교시설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없는 것을 문제로 지적합니다.
[ 이봉석 소장 /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 성남시나 지방에서는 종교 시설에 대한 지침사항이 전혀 없어요. 도시정비개발, 도정법이라고하죠. 여기에 따라서 종교 시설에 대한 아무런 (보상) 내용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조합에서 마음대로… ]
성남시 3개 교회는 시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했습니다.
[ 박동규 목사 / 성광교회 : 교회에 대한 폭압적인 행동에 대해서 조금 더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너무 수수방관하고 있지 않은가… 또 우리가 예배하고 앞으로 교회가 옮겨가는데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뿐이지 특별히 원하는 것은 없습니다. ]
이 같은 요구에 대한 상대원 재개발 2구역 조합의 입장을 듣기 위해 조합측에 연락했지만, 현재까지 응답을이 없습니다.
GOODTV NEWS 권현석입니다.
2024-05-16